민주주의 근본을 생각해보자 !!! 유창선 박사의 글을 보며
4.13 총선 때도 그랬다. 안철수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친문 네임드들은 안철수를 ‘괴물’이라 하며 불가론을 유포시키고 그의 지역구에 가서 낙선운동까지 했다. 정치인은 물론 교수, 기자, 법률가... 진보를 대표한다던 최고의 지성들까지도. 그런데 다시 그런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번 돌아보자. 그가 그때 국민의당을 만들어 3당 구도가 생겨나지 않았더라면 여소야대가 가능했을까, 여소야대가 안되었더라면 박근혜 탄핵이 가능했을까. 막장 새누리당이 아무리 싫어도 민주당 밖에 대안이 없었다면 중도보수층은 문재인이 있는 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새누리당을 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거부감이 적은 제3의 정당이 있었기에 그리로 이동할 수 있었고, 여소야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4.13 총선 끝나고 국민의당 멸망을 예언했던 네임드들 가운데 누구도 오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물론 2012년 대선 때도 그랬으니 놀라운 일은 아니다. 결코 책임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다시 ‘안철수 불가론’을 들고 나온다. 누구든 찬성과 반대 엇갈리는게 선거이니 그 자체로 뭐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의 수준이 너무도 저열하다. 촛불집회에 불참했다? 안철수는 문재인이 명예퇴진 얘기하고 있을 때 먼저 박근혜 퇴진 요구하며 전국에서 서명운동 받고 다녔다. 촛불집회에도 계속 참여했다. 그가 참여하지 않기 시작한 것은 국회 탄핵 의결 이후였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지만, 정치인들은 촛불로 헌재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 보다는 국회에서 개혁입법에 주력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었던 것 같다. 그 또한 적지 않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던 터이니, 굳이 책 잡을 일 아닌 듯하다. 정답이 있는 것 아니니 각자의 소신 존중할 수 있는 일이다. 뒤늦게 나타나서 촛불을 계속 들자고 했던 정치인 보다 못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출석부 뒤져가며 누구는 출석했니 안했니, 그러는 것 참 유치한 일이다. “박근혜 물러나게 하기 위해, 문재인도 안철수도 다들 참 애썼다. 다만 주인공은 시민들이었다.” 그렇게 정리하면 되는 일이다. 얘기할수록 꺼내는 사람이나 응답하는 사람이나, 서로가 같이 우스워지게 된다. 태극기 부대가 조롱할까 두렵다.
그리고 안철수가 당선되면 박근혜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글쎄... 안철수가 되면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대다수의 국민은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데 진보진영 일부에서만 아니라고 하면 그 진보는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쳐지겠는가. 합리적인 사람들로 존중받겠나, 그 반대이겠는가. 그러니 신뢰를 못받고 자기들의 성 안에서만 산다는 얘기를 듣는 거다.
문 후보가 ‘적폐세력 지지받는 후보’라고 한 말에 모욕받았다며 분개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그런 프레임을 덧씌울 필요가 있을까. 박근혜 퇴진 서명운동 받으러 다니고, 온갖 유혹과 압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정당과도 연대하지 않은 사람 향해 그런 얘기 하면 믿는 국민들은 또 얼마나 될까. 조갑제가 지지한다고 조갑제 세력이라 하면 그 옛날 DJ는 북한세력이 되는 것 아닌가. 누구든 못한 것은 못했다 하는 게 필요하지만,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주는 게 인간의 이성이고 도리이다.
저마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 있을 게다. 그러다 보면 상대 후보 비판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저열한 음해가 되고 마타도어가 되면 민심이 등 돌린다. 4.13 총선 때였다. 그런 공격에 당하는 것 보고는 “안철수가 참 불쌍해 보인다”는 얘기 하는 사람들 참 많이 보았다. 그래서 안철수는 그 덕 많이 본 것 같았다.
진실이 담겨있지 못한 공격으로는 누구를 무너뜨릴 수 없다. MB의 아바타다, 박근혜의 연장이다.... 그런거 말고 좀 수준있는 거로 해야 국민들이 귀 기울인다. 2012년에도 지난해 4.13 총선 때도, 그리고 지금, 반복되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언제나 달라질 수 있을까. 언제까지 박제화된 사고 속에 갇혀 낡은 편 가르기에 갇혀 있을 것인가. 아무개는 우리 편, 아무개는 저쪽 편, 그러다 날 새우고 있다. 세상은 저만치 가고 있는데도, 진영과 이념의 문고리만 붙들고 사는 낡은 모습들. 낡은 것이 뒷전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대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시대가 가고 있는 거다.
그런 불가론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